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건강칼럼] 아이고, 골치야

등록2023-09-11 조회1,854

본문

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아. 골치 아프다.”

“이번 일로 골치 꽤나 썩겠는데?”

위의 표현은 죽겠다라는 말과 더불어 대한민국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아닐까 싶다.

‘골치 아프다’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가 성가시거나 어렵다’라는 뜻이지만 실제 두통이 있을 때도 많이 표현하는 증상이다.

그렇다. 두통은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에 보면 2019년에도 10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전 두통을 호소하다가 바로 숨진 대한민국 여배우의 소식을 접하며 진료실을 찾은 두통 환자분들 중에 머릿속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닌지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를 필자는 심심치 않게 보았다.

그분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묻곤한다.

“머리에 이상있는 것 아니예요?”



두통은 원발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원발성 두통의 병인은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며 임상 양상에 따라 긴장성두통, 편두통 및 군발두통으로 나뉘어 진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여기에 해당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약국이나 의원, 대형병원을 경유해서 오는 환자가 많은 한방병원 특성 탓일 수도 있는데, 과학적 근거는 떨어지지만 90대 10, 아니 그 이상으로 긴장성 두통환자가 월등히 많다고 필자는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머리에 이상이 없습니다.”라고 표현해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 X – ray나 CT, MRI 결과는? 당연히 참고해서 확답을 해주는 것이니 오해는 없기 바란다.

반면 이차성 두통은 다른 기저질환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머리와 목의 외상 및 뇌종양, 뇌혈관질환에 기인한 두통, 뇌동맥류같은 두개 또는 경부의 혈관질환에 기인한 두통, 약물 또는 약물금단에 기인한 두통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차성 두통 중 약물과용두통은 원발성 두통으로 인하여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두통중 가장 빈도가 많은 긴장성 두통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긴장성 두통은 심한 스트레스, 피로, 수면부족의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자세의 이상, 운동과다 등으로 유발되는 머리와 뒷목부위의 근육 긴장으로 인해 나타나기에 심인성 두통, 신경성 두통이라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보통 20~4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지지만 어느 연령대에서도 보여질수 있기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통증은 가벼운 편이고 수분에서 며칠 지속하기도 한다. 특징으로는 양측성, 압박감, 조이는 느낌, 심하지 않은 경도 혹 중등도의 강도,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 일상 신체활동에 의해 악화되지 않고, 다른 질환에 기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통이 관자놀이, 뒷목, 후두부, 어깨 등이 뻐근하고 조이거나 쑤시는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여 디스크나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기가 쉬운 편이다.

무엇보다도 구역이나 구토가 거의 없다는 것이 편두통과의 가장 큰 구별점이고 빛이나 소리의 반응에 민감함이 가볍고 두가지가 공존하는 경우도 적다는 것이다.

긴장성 두통의 치료법은 간단하다. 진통제와 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는 편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스트레스를 줄이고 잘 먹고 잘 자면 낫는다는 표현도 틀리지 않을 듯 싶다.

그렇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당한 휴식과 수면, 올바른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이면 긴장성 두통은 안녕이다.

또한 최근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머리 주위와 목 주변의 근육긴장이 많은 청소년들은 절제된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과 적당한 스트레칭이 필수임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혹시 드라마에서 머리가 아프다며 머리를 싸매고 누워있는 어머니, 할머니를 본적이 있는가? 아마도 그들은 격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을 앓고 있었을 것이다.

수건이 압박했던 자리인 관자놀이 부근의 태양혈(太陽穴), 머리 정수리 바로 아래 평평한 부근의 백회혈(百會穴)과 주변의 사신총혈(四神總穴), 미용실에서 샴푸할 때 지압해주는 귀 뒤쪽 풍지혈(風池穴)을 추천한다. 바로 두통이 사라지고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하는 특효혈(特效穴)이니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