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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건강칼럼] 작년에 왔던 그 감기,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등록2023-10-30 조회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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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콜록 콜록’ ‘애취’
필자는 지난 한 주 병원 안에서, 교회예배당 안에서, 인근 대형마트 안에서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이곳저곳에서 기침소리의 오케스트라가 들린다는 것이다. 정체는 바로 감기(感氣).
감기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여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의 감염을 일으켜 기침, 재채기, 콧물, 코막힘, 인후통, 미열, 두통 및 근육통과 같은 증상을 유발시키는 가장 흔한 급성 질환 중 하나이다.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치유된다.
성인은 일 년에 2~4회, 소아는 6~10회 정도 감기에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통계청 보고에 의하면 코로나 이전 2019년 1년동안 감기로 진료를 받은 인원이 3,980만명이었다. 엄청난 숫자에 놀란다.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바이러스이다. 보통 200여 종류가 있으며, 그중 30~50%가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이고 10~15%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이다. 감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코와 입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외부로 나오게 되면 바이러스가 공기 중이나 접촉한 물건에 존재하다가 건강한 사람의 입이나 코에 닿아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실내에서 생활이 잦은 가을과 겨울일수록 감기에 더 쉽게 걸리게 된다.
그리고 환자의 연령, 체력 및 면역상태, 기존에 앓고 있었던 질환 등에 따라 감염 여부나 증상의 정도는 차이가 발생한다.
감기증상은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1~3일 후에 나타난다. 기침(예전엔 해수, 해소, 해소기침이라 표현)과 콧물, 코막힘, 목 부위의 통증, 근육통이 흔하게 나타난다. 성인에게서 열이 나는 경우는 드물거나 미열에 그치지만, 소아에게서는 발열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결막염이 동반되어 눈물이 나기도 한다.
감기에 대한 진단은 간단하다. 임상증상에 관한 병력조사면 끝이다. 하지만 주의해야할 한가지는 감기의 일반적인 증상이 간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질환, 기타 중증질환의 초기증상과 유사한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오해하기가 쉽다는 사실. 혹시라도 지속기간이 너무 길거나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경우, 39도 이상의 발열, 심한 피로감, 호흡곤란, 지속적인 기침 등이 발생한다면 꼭 병원을 찾아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
감기의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감기는 치료하면 2주, 치료하지 않으면 15일 걸린다’
웃픈 명언이다.
감기치료법은 대증요법으로 진해제, 거담제, 항히스타민제, 진통소염제, 해열제 등을 사용한다. 그리고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방지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감기의 치료제는 아니라는 사실은 꼭 기억해야 한다.
혹시 감기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 받아본 경험이 있는가? 바이러스가 감기의 원인이라 하지 않았던가?
미국이나 호주 등 서구의 의사들은 한국인의 일반적인 감기약 처방을 보면 중증 환자의 것이라고 오해를 한다고 한다.
한국의 의사들은 정말 친절하다(?).
마땅한 감기 치료제가 없기에 충분한 휴식이 기본이다. 수분 섭취와 영양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대중이 모이는 곳을 가급적 피하되 외출시 차가운 공기나 바람을 피하여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당연히 금해야한다. 건조한 계절에는 실내에 젖은 빨래 걸기 등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 손씻기를 생활화하자. 코로나 유행시기, 이 방법으로 감기가 엄청 줄었다는 뉴스가 화제거리가 되었었다.
5천년 전에 기록된 한의학의 경전이라 일컫는 <황제내경(黃帝內經) 소문> 제 2편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을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엿보자.
가을철 양생법이 대부분 감기예방에 집중되었음이 놀랍기만 하다.
“가을 3개월을 용평(容平)이라 칭한다(모든 생명이 고르게 안정된다는 의미). 천기 즉 기온의 변화가 빠르기에 호흡기 질환이 잘 발생한다. 이때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이 혼란하게 하지 말고, 기후변화에 철저히 준비해서 가을의 쌀쌀한 기운에 몸이 상하지 않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해야 감기 등으로 손상되기 쉬운 폐의 기운이 좋아지고, 몸의 양생과 면역에 문제없이 겨울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