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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건강칼럼] 술에 관대한 그대여, 새해에는 술과의 전쟁을 선포하자.

등록2024-01-03 조회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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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동양일보]"한잔해 한잔해 한잔해, 갈때까지 달려보자 한잔해, 오늘밤 너와 내가 하나되어 달려 달려 달려 달려 ~~~~~"

이 가사는 대한민국 트로트가수 박군의 ‘한잔해’라는 노래의 일부이다.

대한민국은 수년째 트로트의 열풍이 불어닥쳤고 지금도 사그라들줄 모르고 있다.

그렇다. 이 노래는 코로나로 지칠대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위로와 힘을 주었던 노래라고 장담할 정도로 대히트를 쳤고 지금도 회식자리의 흥을 키우거나 스트레스를 푸는 노래방 1순위 곡으로 유명한 곡이다.

술은 인류의 역사에서 늘 함께 했었던 친구이자 애인이자 약이다.

사전을 검색해보니 술이라는 의미가 삼국시대부터 나온다고 한다. 맛으로 술을 먹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축하할 일이 있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 기쁨을 나누기 위해,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화나는 일이 있을 때에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어떤 경우는 회식자리에서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먹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필자 주변에는 음주의 정도를 넘어 하루에도 소주 2병 이상을 거의 매일 먹는 사람들이 있다. 거의 매일 만취해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볼때면 건강에 이상이 생길까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술을 마시면 일단 기분이 좋아진다. 몸을 이완시키고 긴장감을 줄여주고 때론 몸을 과도하게 흥분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술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길거리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시비와 폭행도 음주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정폭력이 발생함도 바로 음주이후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것 뿐인가? 대한민국 경찰들의 야간활동은 범죄자와의 전쟁이 아닌 주취자와의 전쟁이란 웃픈 얘기를 방송을 통해 심심지 않게 듣게 된다. 주취자가 119 앰불란스에 실려오면서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면서 욕설과 발길질을 하는 경우는 양반이다. 응급실에서 의료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응급실에서 실려오는 많은 의식혼탁한 환자들이 주취자들이라니. 술 냄새가 많이 난다고 돌려보낼 수가 없지 않은가? 혈액검사와 머리 CT등 이상이 있는지도 확인해야한다. 촌각을 다투는 다른 응급환자들을 보기에도 분주한 의료인들에게 무거운 짐을 더하는 일이 있어서 되겠는가?

무엇보다 음주운전으로 어린 학생을, 꽃다운 청춘을, 신혼부부를, 가장을, 다른 사람의 부모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일은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이쯤이면 친구이자 애인이었던 술이 웬수가 되는 것이다. 약이 아니라 독약이 되는 것이다.

독자들은 알코올이 세계보건기구에서 지정한 마약성 물질이며 1군 발암물질인 것을 알고 있는가?

첫째, 간은 화학물질 분해공장이다. 독성 물질인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를 해야 하므로 간에 부담을 주어 간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지속적인 과음은 알콜성 간염, 간경화로 알려진 간경변증, 간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둘째, 심장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음하면 심박수가 상승하여 고혈압이나 심부전, 심근경색 등의 위험에 노출시키게 된다. 셋째, 알코올은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운동능력을 저하시키고 판단능력을 떨어뜨린다. 음주운전이 그렇게 발생하는 것이다. 넷째, 알코올은 우울증, 불안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술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酒 大熱大毒“(주 대열대독: 술은 심하게 뜨거워 몸을 태울 수 있고, 독성이 강해 사람을 죽게 한다.)

그리고 조선왕조 500년간 지속적으로 내려졌던 금주령의 이유를 곰곰이 곱씹어보자.(역사스페셜 술과의 전쟁, 영조편 참조)

”술을 금하라“

최근 젊은 층에게는 음주문화가 대한민국의 문화현상이라고 여겨질대로 확산됨이 심히 걱정이 된다. 구입이 쉬울 뿐아니라 폭탄주 문화, 야외에서 마실 수 있는 술문화, 새벽까지 마실수 있는 술문화, 멋드러진 건배사 문화는 오직 대한민국에만 있지않을까 싶다. 모 방송프로그램중 젊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하여 가장 부러운 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어디서든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실 수 있는 문화환경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아파온다.

술에 관대한 그대여, 건강한 나와 건강한 대한민국을 꿈꾼다면 새해에는 술과의 전쟁을 선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