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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건강칼럼]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들

등록2024-04-29 조회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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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Here’s a little song I wrote, You might want to sing it note for note. Don’t worry, be happy.”

이 영어 가사는 1988년 발표된 노래의 도입부분으로, 이곡은 흥겨운 멜로디와 반복되는 후렴부의 행복한 가사 덕분에 빌보드 챠트 1위를 차지한 명곡이다.

해석은 이렇다

“여기 내가 쓴 짧은 노래하나가 있는데, 네가 하나하나 따라 부르고 싶어질 거야.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자.”



병원에 진료를 하다보면 다양한 환자를 만나게 된다. 영상매체가 발달된 요즘은 반쯤 명의(?)인, 하지만 근심과 걱정이 가득한 분들을 자주 만나게된다.

동네 친구가 오랫동안 소화가 안되어 검사해보니 위암이었다며 본인의 소화불량도 위암 초기일꺼란다.

방송에서 보니 손발이 저리면 중풍전조증이라고 하니 본인의 손발저림이 중풍이란다.

시집살이가 너무 힘들었으니 가슴두근거림과 우울증상은 화병이 백프로란다. 낫지 않을게 확실하단다.

회사동료가 메니에르병으로 어지럼이 심했다고 본인 어머니의 어지럼증도 메니에르가 분명하단다.

이미 자가진단을 마쳤다.

맞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답이다.

우리 주변의 일상은 어떠할까?

여행을 가야하는데 비가 올까봐 걱정하여 잠못잤던 기억, 시간이 충분한데도 늦을까 노심초사했던 기억, 준비한 자료 발표 실수 할까봐 마음 조렸던 기억, 별것 아닌 증상인데 중병인줄 착각했던 기억.

오늘은 여성 2인에 대한 예화를 소개할까한다.

첫 번째 여성은 수년전 내원했던 두통으로 내원하신 50대 여성이다. 그녀는 두통이 있어 수년째 고생을 하고 있으며,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안된다고 하소연을 하고 계셨다. 다행히 반복되는 치료로 조금씩 조금씩 회복이 되어갔고, 그런 연유에서 인지, 아님 친분이 쌓여서 인지 어느날 심각한(?) 고민거리를 이야기 했다.

“선생님, 제가 벌써 10년째 속이 좋지 않은데, 검사를 하면 위암이 나올까봐 위 내시경을 못하고 있어요. 분명 위암일거예요.”

“10년째 위암이었으면 저랑 못 만났을 가능성이 더 많겠죠.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사시는 것을 보면 분명 정상일겁니다.”

몇 번의 권고 끝에 그녀는 결국 위 내시경을 하게되었다.

결과는? 당연히 정상이었다.

결과를 듣고 행복에 겨워 울음을 터뜨렸던 그녀의 모습은 흡사 어린 소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그분은 필자가 생명의 은인이란다. 그 일을 생각할 때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진다.

두 번째 여성은 20대의 대학교 조교선생님이다. 그날따라 주변에서 얼굴이 더 혈색이 없다고, 아픈 것 아니냐고 물어보았단다. 그래서 인지 손도 차며, 청색증이 생긴 것 같고, 어지럼이 있는 것 같아 내원하였다.

병력을 청취한 이후 복진을 하려고 환자의 상의를 조금 올리려는데 약간의 푸른 빛으로 물든 흰색 내의가 필자의 눈에 들어왔다. 범인은 새로 산 청바지였다. 치료는 알콜솜 몇장으로 끝이 났고, 이후 진료실은 한참동안 웃음바다가 되었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며, 22%는 사소한 일에 대한 것이고,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해야 하는 진짜 일이다. 즉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다.’ (어니 젤린스키 - 좋은생각 중에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마음으로 조심하고 경계하여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나 일어나지 않을 일,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제대로 못 산다면 그 자체가 얼마나 억울할까?

'걱정도 팔자다.' 라는 우리 옛 선인들의 격언을 기억해 본다. 옛날에도 요즘과 같이 걱정을 많이 했었나보다.

단언하건데, 걱정은 우리의 시간과 노력과 정신을 갉아먹는 질병이다. (思慮傷脾사려상비, 思慮過多則傷心사려과다즉상심 – 생각이 많으면 비위와 심장을 상하게 한다.)(황제내경 중에서)

자. 이제 근심걱정은 내려놓고 큰 소리로 흥얼거려보자.

'Don't worry~~~, Be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