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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건강칼럼] 잠이 보약이여

등록2024-09-24 조회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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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필자는 오늘 발행된 신문 기사를 보며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은 아래와 같다.
“폭염에 폭우 지났지만 가을은 없다. 25일부터 고온다습”
우리 민족의 최대명절인 추석 기간임에도 “잠못 드는 추석”을 경험한 독자분들도 앞으로도 잠못이루는 날이 더 있을 것을 생각하니 끔직하기만하다.
그렇다. 오늘은 잠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사람은 일생의 1/4내지 1/3 정도의 많은 시간을 잠을 잔다고 알려져 있다. 수면을 통해 몸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적정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한의사들이 싫어한다는 우스개소리를 소개한다.
“잠이 보약이다.” (그리고 “밥이 보약이다.”)
그만큼 잠이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아닐까싶다.
“선생님, 몇시간을 자야 적당한가요?”
한번쯤 고민해보았을 질문일 것이다. 필자는 환자들에게 6~8시간이 적당하다라고 얘기해준다. 각자의 생활패턴이나 습관, 환경, 체질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이보다 수면의 양이 줄어들면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운동 능력 또한 저하되는 현상을 우리는 많이 경험해 보았다. 반대로 적당한 시간 이상으로 수면을 취해도 이상하리만큼 몸이 더 지치고 피로하며 집중이 안되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또한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과도한 수면이 건강에 더 해롭다는 논문 내용들이 있음도 기억하길 바란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2022년 통계를 살펴보면 불면증으로 병원에서 한번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수가 무려 68만명이란다. 대단하다. 더욱이 5년전보다 22%나 증가되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불면증은 한마디로 잠을 잘 못자는 것이다. 적절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수면의 시작과 지속, 공고화, 질에 반복되는 문제가 있고 그 결과 주간 기능의 장애를 유발하는 상태를 표현하는 의학적인 단어이다.
‘잠을 자려고 노력해도 잠이 안와요’, ‘잠은 잘 드는데 자꾸 자꾸 깨요’, ‘깊은 잠을 못자요’라고 표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도대체 왜 불면이 생기는 것일까?
개개인의 특성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원인들이 존재한다.
일시적인 불면증의 경우에는 긴장상태이거나 생활리듬의 변화, 즉 여행이나 이사, 명절 등으로 인해 평소와 다른 어색한 환경, 또는 저녁 시간의 커피나 녹차, 혹은 밤 늦은 시간 TV 시청이나 인터넷 게임, 갑작스런 저녁시간 모임 등 평소 수면을 취하는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필자도 수년 전 생방송 출연 전날 한숨을 못 잤던 기억이 생생하다. 긴장이 원인이었다. 늦은 시간 커피 한 잔 때문에, 월드컵 축구경기 보느라, 가족 여행시 주변의 소음 때문에, 심한 요통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사실 이런 경우에는 생활리듬만 정확히 지켜주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한다면 언제든지 회복될 수 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일주일에 3회 이상, 수면 문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원인을 명확히 찾을 필요가 있다.
만성적인 신체질환으로 인한 것인지,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있는지, 지나친 음주를 지속적으로 하고있지는 않은지 등등 확인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처방과 생활방식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허준의 동의보감 내경편(內景篇)에는 생각이 많은 경우, 정신과적인 질병이 있는 경우, 장부가(藏腑) 상한 경우, 몸에 열이 많은 경우, 허하여 헛열(虛熱)이 오르는 경우, 선천적으로 겁이 많은 경우(심담허겁: 心膽虛怯), 자세가 불량한 경우 등에 따라 불면의 치료법을 상이하게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또한 잠자는 법(寢睡法)에 눈에 띄는 대목이 있어 소개한다.
“낮잠을 자지 말아라.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잘 수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불면을 핑계로 낮잠을 자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환자가 있었다고 생각해보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