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3주 전 서울지역의 폭설로 스키를 타고 도로는 달리는 한 남자의 모습이 화제가 되었었다. 필자가 사는 천안도 엄청난 폭설탓에 아름다운 설경으로 행복한 겨울을 시작했지만, 오가는 교통편에 많은 불편도 초래되었다. 11월의 기록적인 폭설이 100년 만의 현상이란다. 전세계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폭우, 폭설, 가뭄, 한파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상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 19, 에볼라 출혈열 등 수많은 바이러스 질병들이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늘어난다고 하니 앞으로가 걱정이 된다.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 나니 한주동안 강추위가 예보되어 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하길 바란다.
이번 내용은 지난번에 이어 당뇨(糖尿)에 관한 것이다.
필자는 환자들과 보호자분께 ‘당뇨는 설탕피요 꿀피다.’라고 설명한다. 설탕피라고 표현하면 다들 당뇨병에 대해 쉽게 이해하게 된다.
오늘은 어떠한 이유에서 몸속의 피가 설탕피로 되는지, 어떻게 관리할지 아래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Insulin)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유형이다. 인슐린 생산이 안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인슐린 투여를 해주지 않으면 몸 안의 혈당이 오르게 되어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과거에는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렸기에 선천적인 경향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서 인슐린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왜 그렇게 인슐린 인슐린할까?
인슐린은 췌장(膵臟 : 지라)의 랑게르한스섬에 있는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성 호르몬이다.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로 이동시켜 연소(즉,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촉진하고 간세포에서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변환, 저장하여 혈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혈당을 몸속에서 잘 사용하게 해주고, 쓰다 남은 것을 잘 저장하여 설탕피가 안되게 해주는 해결사라고 보면 된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말한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일명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특징으로 한다. 제2형 당뇨병은 경제 발전에 따른 식생활의 서구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잘 먹어서 생긴다는 것이다.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이 주변에 널리고 널려있다. 패스트푸드도 넘쳐난다. 요즘 10대 20대 30대의 젊은 연령층이 당뇨병 발생이 많아진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더불어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고령, 췌장 수술, 감염, 약제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고, 1% 내외라고 알려져 있지만 특정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서도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결국 1형은 인슐린이 부족해서, 2형은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당뇨병인 것이다.
당뇨병의 치료는 크게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이 있다.
첫째, 식이요법은 당뇨를 조절하는데 최초의 선택지이자 가장 쉬운 방법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혈당지수(GI 지수 : 설탕 지수)를 급격히 높이는 빵 등의 밀가루 음식, 아이스크림,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절대금물이다. 쌀밥 위주의 식사를 잡곡 위주로, 그리고 식사량은 부족한 듯, 과일도 가능한 한 소량으로, 무엇보다 채소와 저지방식이를 즐겨해야 한다. 이는 설탕 성분이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최소한으로 해주기 때문이다. 아예 설탕이 생성되는 것에 대한 원천 봉쇄라 할까?
둘째, 운동요법이다. 운동은 귀찮겠지만, 꾸준하고 되도록 자주 할 필요가 있다. 식사를 했다면 곧바로 걸어보자. 뛸 수 있다면 간단한 조깅도 좋다. 설탕성분이 몸에 쌓이기 전에 내 몸에서 없애버리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운동은 백번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에 실패를 한다면 여러분은 3대 성인병 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보유한 비만, 즉 질병의 종합선물세트를 받게 될 지도 모른다.
또한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부모님이나 형제 중에 당뇨병이 있다면 독하게 마음먹고 일상생활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지금 당장 걷기부터 시작해보자. 식사량을 최대한 줄여보자. 여러분은 모두 가벼운 몸과 상쾌한 기분을 경험할 것이다.
셋째, 약물요법이다. 혹시 식이, 운동요법을 해도 조절이 안되더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다양한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 주사를 통해 충분히 조절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모두 기분 좋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당뇨 환자의 증상에 맞는 다양한 처방을 소갈(消渴) 편에 기록하고 있다.대부분 청열(淸熱), 보음(補陰), 이수(利水) 보중(補中)하는 약물들이며, 갈증이 심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는 상소(上消)에는 백호가인삼탕을, 식욕이 과도하게 증가하여 많이 먹으나 체중이 줄어들고, 소변을 자주 보는 중소(中消)에는 조위승기탕이나 가감삼황환을, 번조감이 심하고 소변이 기름기 있는 듯하며 하체가 마르는 하소(下消)에는 육미지황탕이나 인삼복령환을 권하고 있다.
동의보감 내용을 보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으니 그 당시 제대로 먹지 못하던 시절임에도 당뇨환자가 얼마나 많았기에 이렇게 상세히 구분하여 치료를 했을까? 그럼 지금 현대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