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동서암센터 / 내과센터 / 여성의학센터 / 안이비인후피부센터 이연월 교수
위나, 식도, 십이지장, 대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이나 기타 장기에 기질적인 병변이 없이 지속되는 소화불량을 지칭하는 기능성 소화불량.
기능성 소화불량이란 기능성 위장관 질환 진단 기준인 로마 기준에 의해 6개월전부터 시작되어 지난 3개월간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소화불량 증상 4가지 중 하나 이상이 지속되는 경우에 정의된다. 소화불량 증상으로는 음식을 먹고 난 후 위가 가득 찬 것 같은 불편감, 식사 시작 후 바로 위가 가득 찬 느낌이 들어 정상적인 식사량보다 식사량이 적어지는 증상, 명치 부위의 통증, 명치 부위가 타는 듯하게 화끈거리거나 쓰린 듯한 증상을 들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원인을 크게 여섯 가지 정도로 나누어 치료 및 관리하고 있다. 그 원인에 따른 증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의학에서 소화기관에 해당하는 비위가 허약하거나 차가운 경우인데, 이런 환자는 명치가 답답하면서 은은하게 아프고, 입맛이 없고 식사량이 적으며 조금만 먹어도 쉽게 배가 부르고 피로를 잘 느끼며, 배나 손발이 차서 따뜻하게 해주면 증상이 나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비위가 약하고 기운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트림이나 딸꾹질이 자주 나타나며, 감정적으로 예민해져 화를 자주 낸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정신적으로 오래 긴장하여 위 기능이 나빠져서 소화불량이 발생하게 되면 신물이 올라오고 속이 쓰리며, 가슴이 답답하고 옆구리까지 팽팽해지는 통증을 느끼고, 한숨을 자주 쉰다.
차가운 기운과 따뜻한 기운이 정상적으로 교류하지 못하고, 순환이 잘 안 되어 기운이 한 곳에 뭉쳐있는 경우에는 명치 부위가 갑갑하며 통증이 있고, 입이 마르거나 쓰며, 배는 차갑고 부글거리면서 가스가 많이 차고, 변이 묽어지기도 한다.
술을 과도하게 마시거나 인체에 수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여 비위에 습과 열이 가득 차있는 경우에는 명치는 답답하고 열이 나며, 입은 마르지만 물을 마시는 것을 싫어하고, 몸이 무겁고 늘어지는 느낌이 들며, 피로를 자주 느끼고, 속이 울렁거리거나 메스꺼워 구토를 하기도 한다.
음식을 과도하게 많이 먹거나,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어서 소화가 되지 못하고 음식이 위장에 머물러 있는 경우는 명치나 윗배가 더부룩하게 아프고, 음식 생각이 없으며, 트림이나 구토할 때 불쾌한 냄새나, 소화가 되지 않은 음식물이 입으로 올라온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치료나 관리를 위해서는 원인에 따른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소화기관인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위장기능에 장애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적절한 양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오래 씹고 소량씩 자주 먹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으며,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평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노력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에서 식사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면역기능이 약해지거나, 치아가 약한 노인 혹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소화불량 증상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건강한 치아 관리를 통해 씹는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소화불량은 위장관 질환 이외에도 다른 장기의 질병이나, 악성 질환을 암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현저한 식사량 및 체중의 감소, 토혈이나 대변 출혈, 피로 및 무력감, 참을 수 없는 강도의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밀한 검사와 함께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병원을 내원하여 상담과 함께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