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는 코로나19로 인해 차량 이동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작년에 비해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오토바이 사고나, 음주 단속이 감소되면서 음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와 같이 교통사고는 우리 일상에서 빠지지 않는 주요 공중 보건 문제 중 하나입니다.
교통사고 당시 급가속, 급감속이 발생하게 되면 지지받고 있지 않던 차량 탑승자의 머리가 급격히 과신전, 과굴곡하게 됩니다. 이에 골격 손상, 연부 조직 손상, 또는 전신의 내상 타박 등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머리, 경항부, 또는 전신의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교통사고 상해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교통사고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면 목, 어깨 전반의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초기에는 충격이 차량의 의자 등받이를 통해 탑승자의 상체로 전달되게 되고, 일시적으로 흉추와 경추가 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등받이가 앞으로 쏠리면서 우리의 몸도 앞쪽으로 쏠리는데, 머리는 상대적으로 뒤로 젖혀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차량의 머리받침(헤드레스트)의 사용이 중요합니다. 머리받침이 없으면 우리의 머리가 의자 등받이 뒤쪽으로 넘어갈 정도로 과신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이 뒤로 젖혀진 후에, 머리는 앞으로 쏠려 있는 우리의 몸을 따라잡으려고 하는 듯이 반동을 일으켜 앞으로 숙여지게 됩니다. 그 후 상체와 머리의 이동 속도가 같아지면서 머리와 목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 모습이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과 유사하여 편타성 손상, 채찍 손상이라고도 합니다. 목, 어깨, 기타 전신의 통증 뿐 아니라 두통, 상지의 이상 감각이나 힘이 빠지는 느낌, 시각, 청각의 이상, 어지러움 등 다양한 증상들도 교통사고 상해 증후군에 해당됩니다. 그 외에도 목을 돌릴 때 소리가 나거나, 수면 장애, 건망증, 전신의 피로감, 감정의 기복 등의 증상도 교통사고 상해 증후군에 속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내원하신 환자분 중 목, 어깨의 통증과 함께 목의 가동 범위가 줄어들거나, 어깨나 상지로 퍼지는 방사통이 나타나거나, 다른 근골격계 증상이 동반될 경우 X-ray 촬영을 확인하여 심각한 손상의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골절, 탈구와 같은 심각한 손상이 진단되지 않는 경우, 증상이 경미하면 일상생활을 하면서 단기간 치료를 병행하도록 하며,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방사통이 나타나는 경우, 사고 후 약 일주일간 일상 활동을 제한하면서 치료 받도록 합니다. 지나치게 장기간 활동을 제한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은 근육, 인대, 관절, 연골 등 구조물이 위축될 수 있으므로 좋지 않으므로, 점진적으로 일상 활동이나 운동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에서는 교통사고로 내원하시는 환자분에 대해 침, 부항, 뜸, 추나 등의 다양한 치료를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고 가동 범위를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하며, 한약 처방을 통해 통증 관리 뿐 아니라 제반 심신 증상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교통사고는 다양한 육체적, 정신적 증상을 일으키면서 사회적, 직업적, 재정적 문제와 같이 이차적 문제까지 야기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분들께서 불안해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통사고 상해 증후군 중 영구적으로 진행되는 상해는 드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예후는 좋은 편이며 증상들의 강도나 빈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낙관적인 마음을 가지고 치료 받는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