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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건강칼럼] 질병중의 대장(2) - 너는 왜?

등록2023-05-01 조회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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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동양일보]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며칠전 강원 산간에 눈이 내렸다고 하더니만 지난 토요일은 tv 야구중계 속 야구선수들이 연신 자신의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대며 후후 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이 말이 떠오른다.

2022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세기 사망률 1,2위를 다투었던 뇌졸중이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뇌졸중의 사망률은 10년 전 인구 10만명당 53명에서 2022년 44명으로 크게 줄었으나 발생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환자 수도 7년전 53만명에서 2022년 61만명으로 증가하였다. 매년 뇌졸중 발생이 6.7%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가의 이유는 무엇일까?

노화이다.

집이 오래되면 보일러 기능도 떨어지고 배관 또한 낡아지고 잘 파열되지 않는가? 녹도 많이 슬고 말이다.

수면 중에는 심장의 박동수가 10회 이상 떨어진다. 혈압도 낮아지기에 혈류의 흐름도 당연히 저하되어 뇌에 필요한 혈류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게 된다. 노인들의 뇌경색 발생이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 고령화 사회가 심화될수록 뇌졸중 환자는 늘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5천년전 기록된 한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도 “연노체허, 기쇠자반(年老體虛, 氣衰自半)”이라 하여 노화와 질병과의 관계를 강조하였는데, 이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외형 뿐 아니라 심장기능이나 혈관 등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쉽게 피곤해지고 기력이 약해지며 질병발생에 노출이 쉽게 된다고 의미라고 생각이 된다.

노화 외에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뇌졸중의 원인들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고혈압이다. 침묵의 살인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고무풍선에 바람을 많이 주입한 후 끝을 묶으면 내부 압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잘못 건드리면 바로 터지게 된다. 이게 바로 고혈압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고혈압 환자 천이백만명 시대가 되었다(2020년 고혈압 팩트시트). 성인인구의 30프로. 그러나 추정 환자치의 절반만이 혈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단다. 2002년 유명한 의학잡지의 하나인 lancet에서 60여개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발생율도 2배가량 높고, 혈압 115/75 mmHg(이하 생략)에서 수축기 20, 이완기 10 증가하면 뇌졸중 사망이 2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혈압관리는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둘째는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이다. 피속에 기름기가 많다는 의미이다.

싱크대 배관에서 누수가 되어 고생해본 적이 있는가? 필자가 수육 삶았던 물(사실은 기름)을 실수로 내려 보냈다가 아래 배관에서 굳어져 배관이 막히고 역류가 된 결과였다. 그것이 내 몸 안의 혈관이라고 생각해보자. 아찔할 따름이다.

동의보감 중풍문(風門)에 이런 글이 있다.

“비인다중풍(肥人多中風)” 뚱뚱한 사람에게 중풍이 많이 생기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현대적으로 육식이나 패스트푸드 등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이 비만의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결국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 당뇨, 고혈압 등을 심화시켜 뇌졸중을 발생시키는 원리와 동일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셋째는 당뇨병이다.

혈당이 높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설탕피. 당뇨는 혈액의 점도를 높이는 주범이다. 특히 가느다란 혈관의 혈류공급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중에 중요한 곳이 바로 뇌와 심장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뇌졸중 발생율이 두배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넷째는 심장병이다. 허혈성 심질환은 허혈성 뇌질환, 즉 뇌경색의 형제다. 특히 심방세동을 가지고 있다면 뇌졸중 발생이 남자는 4.3배 여자는 6.9배로 높아진다.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 생명을 주관하는 으뜸기관)이므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선조들의 표현과 일맥상통하니 놀랍기만 하다. 다섯째는 흡연이다. 폐질환의 주요 원인, 그러나 흡연으로 인한 폐질환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지는 것이라면 뇌졸중은 바로 지금일 수 있다. 흡연은 혈관수축과 혈관내벽 손상, 혈액의 점도 변화에 영향을 준다. 금연은 뇌졸중 발생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 다섯가지를 제대로 관리하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뇌졸중 없는 세상, 그것이 필자가 꿈꾸는 건강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