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건강칼럼] 봄철 건강의 훼방꾼, 그대 이름은 알레르기

등록2023-05-24 조회676

본문

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동양일보]3년 전 코로나19를 접하면서 대한민국과 전 세계는 한 마디로 공포에 휩싸였었다. 걷잡을 수 없는 감염과 폭증하는 사망환자들, 길을 알 수 없는 미로를 지나듯 출구를 알지 못하는 두려움이 의료인인 필자에게도 가득했었음을 고백한다. 외부활동 자제와 마스크 사용, 손씻기 그리고 백신접종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유행기간동안 감기와 알레르기(allergy) 환자를 확연히 줄어들게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보건기구와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했고, 식당과 대형마트, 학교, 그리고 여행지에서 마스크를 쓴 국민들의 모습이 왠지 어색해 보이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이에 더해 최근 온도상승으로 예년보다 꽃가루가 빨리, 그리고 많이 발생하고 있고, 연일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가 일기예보를 달구기 시작했다. 봄철 건강의 훼방꾼인 알레르기 질환도 급증하고 있단다.

알레르기는 누구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는 질환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일상생활을 성가시게도 하고 사망에 이르기 까지 공포스런 질환이 되기도 한다.

알레르기(독일식 표현임, 알러지는 영어식 표현)의 정체는 무엇일까?

“너는 그 얘기만 꺼내면 알레르기 반응이 너무 심한 것 아니야?”라는 심리적 표현을 사용했던 분들이 있을 것이다.



알레르기는 한마디로 과민반응, 거부반응이다.

보통은 처음에 어떤 물질이 몸속에 들어갔을 때 그것에 반응하는 항체가 생긴 뒤, 다시 같은 물질이 생체에 들어가면 그 물질과 항체가 반응하는 일 즉, 천식, 비염, 피부 가려움, 발진 따위의 병적 증상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천의 얼굴을 지닌 질환인 것이다.

그 원인물질이 바로 알레르겐(allergen)이라는 알레르기 물질이고, 이것은 곤충이나 진드기, 꽃가루, 미세먼지 등 일 수도 있고 우리가 먹는 식품이나 약물일 수도 있다.

난류,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류, 호두, 닭고기, 쇠고기, 오징어, 조개류(굴, 전복, 홍합 포함), 잣 등 환자들마다 경험한 알레르기물질이 다양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고시 '식품 등의 표시기준')



알레르기에 가장 과민반응을 보이는 기관은 기관지와 폐, 코, 피부, 눈이기에 환자들은 기침, 호흡곤란 등의 천식증상과,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비염증상, 피부의 가려움과 발진 등의 두드러기증상 등을 앓게 된다. 증상이 한 가지만 나타나면 다행인데, 여러 가지 중복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몇 가지 증상이 돌아가면서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에는 생활환경, 섭취한 식사내용, 환자의 경과, 발병시기 등이 참고가 된다. 피부반응검사나, 알레르기 물질에 의한 유발시험을 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심스러운 알레르기물질을 제거하여 증상이 나아지는 정도를 관찰하기도 한다.



치료법은 알레르기 물질의 제거, 감감작(減感作)요법과 함께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요법 등이 있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거나 부작용이 많아 아직까지 더 빠르고 정확한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나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알레르기물질에 대한 회피요법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방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봄철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가 강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더 크고 무서운 강아지, 다른 동물이나 낯선 사람을 접한 작은 강아지가 과할 정도로 짖어대는 상황을 본적이 있는가? 소아 청소년기때 앓았던 알레르기 증상이 성인이 되면서 치유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는 것을 알고 있는가?



필자는 5천년전에 기록된 한의학의 최고 경전인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제72 자법론편(刺法論篇)에서 제시한 치료의 원칙을 독자들에게 추천해본다.

“정기존내, 사불가간, 피기독기(正氣存內, 邪不可干, 避其毒氣) : 내 몸안의 면역이 강해지면 어떠한 나쁜 기운과 물질도 몸을 상하게 하지 못하고, 어떠한 독기(allergen)도 피하게 된다.“

최근 알레르기에 대한 해외의 연구 경향이 면역학적인 접근이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