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나의 바람, 나의 기도.

등록2023-07-30 조회549

본문

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동양일보]올해 장마는 대한민국에 너무 처참하고 처절한 아픔과 고통을 남겼다. 미디어는 장마가 할퀴고 간 수많은 상처, 여행이나 휴가 일정 취소와 조용한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인터뷰, 한철 장사를 망칠까봐 걱정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동시에 비춰주고 있다. 산과 계곡, 바다를 찾아 무더위와 열대야를 지혜롭게 극복하며 헤쳐나가야 할 여름임에도 아픔과 슬픔을 나누는 시민의식은 그래도 대한민국이 최고인 듯하다.

매년 7월이 되면 필자는 월드휴먼브리지라는 NGO단체에 소속되어 해외 의료봉사를 다녀온다. 벌써 12번째다. 그래서 여름을 더 기대하며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장마가 한창인 7월 15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였다. 한국의 여름에 비할 바가 안될 정도로 습하고 뜨거운 바람이 필자와 일행을 맞이하니 설레는 마음은 어디가고 3일간의 진료 일정이 내심 걱정이다.

월요일 아침 6시에 기상, 진료할 장소인 하남시 초선지역으로 이동하여 제공해준 관공소에서 우리 일행은 진료 준비에 분주하다. 드디어 10시 정도가 되니 환자분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수십명이 된다.

바쁘게 움직임도 순간. 바로 점심시간이다. 준비해간 도시락과 컵라면의 콜라보는 장소를 불문하고 맛있고 기다려지는 것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시작된 오후 진료.

하루의 진료를 마치는 순간 피로감과 행복감이 동시에 나를 엄습해온다.

이틀 동안 연인원 1,000명 이상의 환자를 보았다.

진료를 기다리는 베트남 사람들의 눈빛, 진료를 받으며 행복에 겨워하는 얼굴, 한번 투약으로도 평생 병에 걸리지 않는 만병 통치약을 받은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그들의 모습에서 내안에 행복이 배가됨을 느끼게 된다.

사흘째는 베트남 내의 한국주재원, 이민자 등 한국인 진료가 있었다. 반갑기도 하고, 통역없이 우리말로 진료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놓인다.

해외 의료봉사에는 중환자들이 많다. 한국에서 방문한 40 여명의 의료봉사단을 바라보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눈망울 속에서 오랫동안 고생하고 몸과 마움을 억누르고 있던 질병을 치료하고픈 간절함이 배어 있다.

‘한국 의료진들은 할 수 있겠지.’

부축 없이 걸을 수 없는 수십년 된 중풍환자, 팔다리의 경직이 심한 소아마비환자, 정신질환자 등은 누구든 어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베트남은 그동안 다녀왔던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주변이 많이 발전되었고 정돈되었으며, 나름 의료혜택을 받는 국민들이 꽤나 많다는 것이다.